힘 잃은 KIA 소크라테스…4년 만의 복귀에도 여전한 KT 로하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프로야구 3년째인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 경기, 1-4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소크라테스 대신 이우성을 대타로 기용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팬이 모두 다 아는 강렬한 응원곡의 주인공 소크라테스의 냉정한 현주소다.

타격감이 소크라테스보다 더 좋은 이우성은 유격수 쪽으로 1타점 강습 안타를 날려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즌 타율 0.254, 5월 타율 0.224로 바닥을 기는 소크라테스 대신 생애 최고의 한 해를 향해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는 이우성이 해결사로 나선 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KBO리그에 데뷔한 2022년 소크라테스는 타율 0.311에 홈런 17개, 장타율 0.494를 기록하며 KIA 타선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2년간 타율은 3푼씩, 장타율은 3∼4푼씩 떨어졌다. 약점이 9개 구단 투수에게 완전히 노출된 탓이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한국 무대 5년 차인 지난해부터 고전하더니 올해에는 1승(6패)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겪는다. 그래도 소크라테스보다는 오래 버텼다.

KBO리그에서 역대로 장수 외국인 선수는 타자보다는 투수 쪽에 많다.

장신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두산 베어스와 kt wiz에서 2018년까지 8년을 뛰었고, 강속구 투수 헨리 소사 역시 KIA,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LG,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8년간 KBO리그를 누볐다.

6년을 뛴 다니엘 리오스, 앤디 밴헤켄, 에릭 해커, 브랜든 나이트 등 팬들의 뇌리에 박힌 이방인 역시 대부분 투수다.

이와 달리 타자 중에서는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초창기인 1999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7년을 뛴 외야수 제이 데이비스가 최장수 선수다.

5시즌 이상을 뛴 외국인 타자는 틸슨 브리또(6년), 타이론 우즈, 클리프 브룸바, 제이미 로맥, 멜 로하스 주니어(이상 5년)에 불과하다.

대부분 한국 생활을 끝으로 현역을 접었지만, 우즈는 돈을 더 주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고, kt wiz의 로하스는 일본에서 쓰라린 맛을 보고 올해 한국으로 유턴했다.

투수가 좀 더 한국에 길게 머무는 까닭은 구단이 투수와 타자에게 거는 기대치가 달라서다.

예전에는 각 구단이 15승을 거둘만한 대어급 선수를 외국인 투수 영입 기준으로 삼았다면 외국인 선수 연봉 총상한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하고, 성격도 좋으며 부상 없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투수로 기대치를 확 낮췄다.

100만∼150만달러 정도로는 리그를 지배할 만한 빅리그 경력의 투수를 영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빅리그의 투수 품귀 현상도 웬만하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선택을 강요한다.

하지만,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외국인 제도 도입 초반이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 방 있는 대포 또는 찬스 해결사를 어느 팀이든 원한다. 발 빠르고 수비 잘하는 국내 선수는 널렸으므로 이런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뽑진 않는다.

따라서 경쟁 구단의 현미경 분석으로 타율과 장타율, 타점이 갈수록 떨어지는 외국인 타자는 한국에 오래 머물 수 없다.

단, 한국 리그를 평정한 타자라면 얘기는 다르다.

2020년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고 일본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본 kt 로하스는 4년 만에 복귀한 올해에도 타율 0.299, 장타율 0.561을 뽐내며 한국 무대 5번째 시즌에서도 여전한 실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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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T06:49:45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