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HBM 두고 왜 전쟁인가 봤더니…"내년 10% 넘게 상승"

연합뉴스

AI(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이 10%가량 오르고, 2분기 D램 가격은 18%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BM은 D램을 수칙으로 쌓아 올려 용량과 대역폭을 늘린 제품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된 대표 AI 메모리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가격이 올해 5%, 내년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D램 전체에서 HBM의 비율이 30% 이상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HBM 비중이 시장 가치(매출) 측면에서는 올해 전체 D램의 8%에서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하며 내년에는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다"며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업체들은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으며, 이는 HBM2E, HBM3, HBM3E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요인은 AI 수요 전망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40~60%에 불과한 HBM3E의 실리콘관통전극(TSV) 수율, 제한적인 HBM3E 고객 인증 통과 등이 꼽혔다.

엔비디아와 AMD의 AI 칩 개발 타임라인과 HBM 사양 비교. 연합뉴스

트렌드포스는 "향후 Gb(기가비트)당 가격은 D램 공급업체의 신뢰성과 공급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평균판매단가(ASP)에 불균형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가격 협상이 이미 올해 2분기에 시작됐다"며 "D램 업체들이 가격을 5~10% 인상했고 이는 고스란히 HBM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의 판매 단가가 기존 D램보다 배 이상 비싸다"며 "AI 칩 기술 발전으로 인해 HBM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용량과 가격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예고된 가운데 반도체 업계는 HBM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각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캐파(생산능력)을 확대하는가하면 HBM 차세대 제품 개발을 두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재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하회의)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제품 개발은 삼성전자가 다소 앞선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1분기 컨콜에서 해당 제품을 2분기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컨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에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뒤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최근 양산 시점을 3분기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HBM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며 삼성전자에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에는 주요 AI 설루션 제공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HBM 사양 요구 사항이 HBM3E로 크게 전환되고 12단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칩당 HBM의 용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고정 가격이 13~18% 상승하고, 낸드플래시 고정 가격은 15~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D램은 3~8%, 낸드는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던 것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재고를 관리하려는 구매자의 욕구와 AI 시장의 공급·수요 전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체들이 HBM 생산능력(캐파)에 대한 잠재적인 '밀어내기 효과'를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a 공정 노드를 활용하는 삼성의 HBM3E 제품이 2024년 말까지 캐파의 60%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분기에 HBM3E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DDR5 공급 업체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이에 따라 구매자들은 3분기부터 예상되는 HBM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2분기에 재고를 늘리고 있다"며 "QLC(Quad Level Cell)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공급 업체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돼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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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T07:29:38Z dg43tfdfdgfd